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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헌공 최충(文憲公崔冲)포럼 출범에 즈음하여

 

해동공자海東孔子로 널리 알려진 문헌공文憲公 최충선생의 학풍은 [최충연구논총](경희대학교 전통문화연구소)과 [유학사상최충의 위상](문헌공최충선생기념사업회 편) 등 연구작업을 통해 부분적으로 정리되었다. 한마디로 최충 선생의 학풍은 유교의 본질로 유학儒學, 도학道學 중흥에 지대한 역할을 한 대학자이자 경세지학經世志學, 문장지학文章之學, 의리지학義理之學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 같은 학풍을 바탕으로 한 선생의 인재양성 기구인 구재학당‘九齋學堂’의 목적과 취지를 살리려는 취지아래 금번 사)[해동공자최충선생기념사업회]가 새로이 포럼을 출범시키고자 한다. 

 

문헌공 최충 선생 72세 때인 고려 문종 9년대(을미 1055년경)에 젊은이들이 모여들어 松嶽山下 자하동에 ‘구재학당’九齋學堂을 지어 학생들을 모아 교육하니 최충공도公徒 또는 문헌공도,  12공도十二公徒 등으로 불렸다. 이 구재학당은 유학의 부진을 극복하여 문운文運을 일으키고자 설립한 것이며, 결과적으로 유학의 발전뿐 아니라 한국 사학사상私學史上 매우 특이한 위치를 차지했다. 구재는 악성樂聖(聖을 즐겨한다), 대중大中(中道를 잡는다), 율성率性(性을 따른다), 조도造道(도로 나아간다), 성명誠明(진실로서 밝힌다), 진덕進德(덕에 나아간다), 경업敬業(학문을 공경한다), 대화大和(크게 和한다), 대빙待聘(聘問을 기다린다)이니 체體와 용用이 함께 갖추어져 질서정연하고 어지럽지 않으니 바른 학문의 요점이었다. 구경삼사九經三史를 주요 교육내용으로 가르쳤으며, 여기에 시부사장詩賦詞章의 學을 겸하고 있었다. 九經구경은 통상 주역周易, 시경詩經, 서경書經, 효경孝經, 예기禮記, 춘추春秋, 주례周禮, 논어論語, 맹자孟子이거나, 삼례三禮(주례周禮, 의례儀禮, 예기禮記), 삼전三傳(좌전左傳, 곡양전穀梁傳, 공양전公羊傳)과 시詩, 서書, 역易을 합한 것 등이다. 여기에 사기史記, 한서漢書, 후한서後漢書의 삼사三史와 시부사장詩賦詞章이 첨부되었던 것이다. 고려 사학私學의 원조元祖로 교육기능의 기본이 될 경經과 사史를 본격적으로 가르치고 특히 인격도야를 중시하여 인재집중集中을 통해 민족중흥의 축을 이뤘던 점은 새삼 명심할 일이다. 본래 고려 중기의 사학교육은 신라 중반의 화랑교육 및 조선 후기의 서원, 서당 교육과 함께 우리 민족교육의 중추를 형성해온 것으로 교육의 생산적 기여도가 나라의 성쇠와 일체를 이룬 사실은 후세인 우리들에게 던져주는 의미가 크다 하겠다. 

 

이 같은 최충 선생이 추구하고자 했던 유학교육의 성과가 21세기 중흥을 꾀하고자 하는 한국사회 발전과 이를 이끌어가는 우리 한국민의 삶의 지표가 되는 바를 널리 확산시키고자 하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최충 선생의 역사적 인물에 대한 교육문화적 업적은 기존의 향사인 문헌서원이라는 물리적 한계로 그치지 않고 그의 정신이 민간적 차원에서 널리 널리 대중 속으로 퍼져 살아 움직이는 정신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믿는다.

 

대한민국 역사 문화재적 가치와 의미를 갖춘 최충 선생의 역사인물에서 시작한 단순한 보존차원의 대상에서 선용의 대상으로 다시 태어나 선생의 심오한 교육철학이 대중 속에 살아 움직이는 출발점을 마련하고자 함이다. 아울러 선생의 가르침이 다양한 축제와 콘텐츠 개발, 스토리텔링으로 재생산되어 한국민의 정신 속에 풍부한 자양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포럼이 가교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본다.

 

우리 한국사회는 목하 가치관의 몰락과 인성의 파괴로 메말라가고 있다. 인심이 피폐해지고 이기주의가 팽배해가는 속에 한때 정을 나누며 함께 더불어 살아가던 아름다운 선현들의 삶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어 가는 현실을 아파하고 있다. 부모가 자식을, 자식이 부모를 버리고 심지어는 살상殺傷으로까지 이어가는 극단주의적인 양태로까지 치닫는 아픈 오늘을 사는 현대인들에게 잃어버린 인정을 되찾아가는 인성의 길을 비춰주는 역할에 일조하고자 함이다. 

 

막 출범하려는 최충 선생의 학덕과 교육정신을 바탕으로 새로운 정신적 지표의 한 축을 제시하고자 하는 이 포럼의 빛이 앞으로 다양한 형태의 새로운 정신문화 운동으로 승화하는 바탕을 마련하고자 함이다. 무엇보다 현대사회의 의제설정에 가장 막강한 영향력을 끼치는 각종 매스미디어가 포럼의 정신과 일반대중을 엮어주는 지표(guiding spirit)가 될 수 있는 양분제공의 가교架橋 역할해주기를 기대한다. 이 같은 대중매체의 일반 사회적 교육기능이 대중운동으로 이어지면서 점진적인 사회변화의 원동력으로 작용하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대중 속에 살아 움직이는 최충 선생의 정신을 구현시키고자 함이다. 이에 필요한 출발점은 최충 선생의 가르침에 바탕을 두고 사회적인 연결고리 역할을 포럼이 해내고자 함이다. 

 

이같은 목적과 취지는 앞으로 전개해나갈 초청강의를 통해 해동공자의 어록을 되새기고, 선생의 가르침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던져주는 의미를 되새김질하는 바탕이 될 것이다. 이들 내용은 포럼이 진전되어가면서 앞으로 적절한 시점마다 책으로 엮어나갈 것이며, 이를 토대로 젊은이를 위한 만화/애니메이션/영상물 제작으로 이어가며 대상의 폭을 확대해 나갈 것이다. 

 

이 같은 포럼활동을 통한 최충선생의 정신계승이 앞으로 지역사회 시민 평생학습 분위기 확산에 기여하길 기대할 뿐 아니라 이는 궁극적으로 나라사랑 정신, 시민 계몽의식 제고에도 일조할 것이라 믿는다. 

 

2016년 6월 17일

 

문헌공 최충포럼  회장 최 창 섭 교수